포트메리온: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 웨일스의 숨겨진 보석
영국에도 이런 마을이 있다고? 바로 웨일스 북서부 해안가에 숨겨진 보석 같은 마을, 포트메리온(Portmeirion) 이야기다. 마치 지중해 어딘가를 떠올리게 하는 이 독특한 마을은 건축, 예술, 자연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환상적인 공간이다. 인스타 감성? 무조건이다.
1. 이 마을을 만든 사람, 클러프 윌리엄스-엘리스
포트메리온은 우연히 생긴 마을이 아니다. 1925년, 건축가 클러프 윌리엄스-엘리스(Clough Williams-Ellis)는 “아름다운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마을”을 만들고자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무려 50년에 걸쳐 하나하나 건물을 세워갔고, 1973년에야 완성되었다.
이탈리아의 포지타노, 스페인의 지로나, 포르투갈의 시다드 벨랴 등 유럽 여러 도시의 매력을 조합한 듯한 모습이 포트메리온의 특징이다. 건물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처럼 설계되었고,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엽서가 된다.
2. 포트메리온은 왜 특별할까?
이 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마치 살아있는 건축 전시장이자, 한 편의 미술 영화처럼 느껴진다.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건물들, 아르누보풍의 장식, 유럽 고전 양식의 조각과 분수까지. 구석구석이 포토존이다.
마을 중앙에는 도밍고 광장과 종탑, 그 주변에는 다양한 테마의 가든이 펼쳐져 있어 산책하는 재미도 크다. 건물에 붙은 이름들도 재치가 넘친다. ‘더 로커스트’, ‘벨베데레’, ‘더 허큘리즈 홀’ 같은 독특한 이름들이 마치 캐릭터처럼 다가온다.
3. 컬트 드라마 <The Prisoner>의 배경
1967년부터 방영된 영국의 컬트 드라마 <프리즌너(The Prisoner)>를 아는가? 바로 이 드라마의 주요 배경이 포트메리온이다. 극 중 "더 빌리지(The Village)"로 등장하며, 미스터리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덕분에 지금도 드라마 팬들이 성지순례하듯 방문하고 있으며, 매년 관련 팬 행사도 열린다. 이후 다양한 뮤직비디오, 영화, 패션화보 촬영지로도 활용되며 문화적 상징성이 높아졌다.
4. 자연과 함께 하는 하루
포트메리온은 단지 예쁜 마을 그 이상이다. 마을 주변을 따라 펼쳐지는 해변과 숲길은 조용하고 평화롭다. 이곳은 웨일스 북부 특유의 자연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완벽하다.
트라우스피니스 강(Traeth Bach)이 내려다보이는 해안길은 하루 종일 걷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썰물 때는 붉은 빛 모래가 드러나며, 밀물 때는 잔잔한 파도와 함께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특히 일몰 시간대는 황금빛 햇살이 마을 전체를 물들이며 마법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5. 하루쯤 머물러도 좋아
포트메리온에는 실제로 숙박도 가능하다. 마을 중심에 위치한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들은 건물 외관은 전통 그대로, 내부는 현대적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아침에 새소리와 함께 일어나 정원을 산책하고, 카페에서 웨일스식 아침을 즐긴 후 골목을 탐험하는 것. 하루 일정으로는 아깝고, 적어도 하룻밤은 머무르며 마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걸 추천한다.
6. 감성과 철학이 담긴 마을
포트메리온은 '예쁜 동네'로만 끝나는 곳이 아니다. 창조자의 철학, 자연과 건축의 조화, 그리고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흔적이 담긴 공간이다.
웨일스의 지역 정체성과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예술적으로 풍부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마을이다.
현실 속의 동화 마을을 걷고 싶은가? 그렇다면 포트메리온은 당신의 리스트에 꼭 넣어야 할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