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8월 1일 금요일, 뉴욕 증시는 대혼란에 빠졌다.
장 시작 전부터 흐르던 불안한 기류는 정규장 개장과 동시에 현실이 되었고, 마감 시각까지 다우 지수는 1.3%, S&P 500은 1.6%, 나스닥은 무려 2.2% 급락하며 1조 달러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겉으로는 하나의 뉴스가 촉발한 급락 같지만, 그 이면에는 오랜 시간 쌓여온 구조적 긴장과 정책의 엇박자가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8월 1일 하루에 벌어진 뉴욕 증시의 급락 사태를, 단순 뉴스 나열이 아니라 ‘맥락과 심리의 흐름’을 따라 정리해본다.
1. ‘기대’ 대신 ‘공포’를 불러온 고용지표
미국 노동부는 이날 새벽 7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했다.
시장은 대체로 11만~12만 건 수준의 신규 일자리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발표된 수치는 단 7만3천 건. 예상의 60%에도 못 미치는 결과였다.
더 큰 문제는 과거 수치였다. 5월과 6월의 고용 수치가 총합 25만 건 이상 하향 조정되면서, 이미 노동시장의 둔화가 수개월 전부터 시작됐음을 방증했다. 실업률도 4.2%로 상승하며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문제는 시장이 이를 ‘경기 둔화’의 징후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용은 무너지는데 금리는 안 내려가는 스태그플레이션", 이것이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핵심이었다. 투자자들은 ‘경기는 식고 있는데 통화는 여전히 긴축적’이라는 모순적 조합에 패닉에 빠졌다.
2. 트럼프,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폭탄’
동일한 날 백악관에서는 관세와 관련된 역사적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남미를 망라한 66개국에 대해 10%~41%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사실 시장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복귀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었지만, 이번 발표는 규모와 폭에서 모두 충격적이었다.
한국, 대만, 멕시코, 독일 등 수출 주도형 국가들이 대부분 타깃이 되었고, 주요 품목으로는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식료품까지 포함되었다.
이는 단순한 관세 부과를 넘어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과 비용 구조의 악화를 의미한다. 기업들은 생산 라인을 바꾸거나 매출 감소를 감수해야 하며, 이는 곧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3. 테크 기업의 추락, 투자 심리의 붕괴
미국 증시의 주도주는 명백히 기술주다. S&P 500 시가총액의 35% 이상이 테크 기업에 쏠려 있다.
그 중심에서 이번 하락을 주도한 것은 아마존의 실적 쇼크였다.
AWS(아마존 웹서비스)의 매출 증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체 이익률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 주가는 장중 –9% 이상 하락했고, 하루 만에 200조 원 규모의 시총이 증발했다.
애플 역시 문제였다. 분기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새로 발표된 관세가 제품 원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경고하면서 –2% 하락했다.
그 외에도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 코인베이스 등 대형 기술주는 일제히 3~7% 사이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시장에서 ‘빅테크는 안전 자산’이라는 믿음은 무너졌고, 그 여파는 금융·소비재 등 전 업종으로 퍼져나갔다.
4. ‘국채는 오르고, 시장은 흔들리고’
주식시장에서 공포가 확산되면,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몰린다.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3%대에서 4.21%까지 하락했고, 2년물은 3.68%로 주저앉았다. 채권 시장이 가격 상승과 수익률 하락으로 반응한 것이다.
공포지표인 VIX(시카고 옵션 변동성 지수)는 6주 최고치로 급등했다.
채권 수익률의 급격한 하락은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가 아니라, 향후 금리 인하를 고려한 장기 경기 침체 가능성 반영이었다.
이는 주식시장에 또 다른 악재였다. "미래는 어두워지고 있다"는 채권시장의 메시지가 주식시장 참여자들에게 심리적 압력을 가한 것이다.
5. 불신을 키운 ‘정치 리스크’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 지표 발표 후,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그는 "부정확하고 불신받는 데이터를 내놓는 관료는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정치적 간섭 논란을 일으켰고, 시장에서는 "이제 경제 데이터도 신뢰할 수 없나"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더구나 연준 이사진 중 한 명인 아드리아나 쿠글러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조기 퇴임을 발표하며 연준 내부의 변화 가능성도 급부상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리스크는 ‘예측 불가능성’이다. 이날은 정치, 정책, 통계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동한 날이었다.
6. 시장은 이미 위험했다
S&P 500의 PER은 22배 수준으로, 역사적으로 고평가된 수준이었다.
마진 부채도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었고, 대형 펀드의 레버리지 비율도 위험선에 근접해 있었다.
전문가들은 "1998년 LTCM 사태 직전이나, 2007년 금융위기 직전의 유동성 과잉과 유사하다"고 경고해왔고, 이번 급락은 그 경고가 현실로 드러난 날이었다.
결론: 8월 1일은 단순한 조정이 아니다
이번 폭락은 고용지표 하나가 유발한 기술적 반응이 아니다.
"노동시장 둔화 → 보호무역 확대 → 테크 실적 악화 → 자산시장 불신 → 정치 개입 리스크"
이 모든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며, 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복합 리스크’라는 미증유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2025년 8월 1일은 뉴욕 증시에 있어 ‘단기 하락’이 아니라 시장 신뢰 기반이 흔들린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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