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소비자는 더 이상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다. 경제 침체와 물가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의 시선은 '새 제품'에서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바로 이런 흐름 속에서 뜨고 있는 것이 리퍼 제품과 못난이 농산물이다.
1. 리퍼 제품, 흠집은 있지만 성능은 문제없다
리퍼(refurbished) 제품은 흔히 '반품된 상품'이나 '전시용' 혹은 '미세한 흠집이 있는' 제품을 말한다. 정품처럼 새 포장을 하지 않았거나, 외관에 미세한 스크래치가 있을 수 있지만, 성능은 새것과 다름없다. 특히 전자제품, 주방기기, 생활가전 등 고가 품목에서 리퍼 제품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의 한 리퍼 전문 마트에서는 TV, 노트북, 청소기 등 다양한 제품이 정가 대비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성능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새 제품을 큰 할인율로 구매하는 셈이다. 일부 매장은 작동 테스트를 직접 해볼 수 있도록 체험 공간까지 마련해 신뢰를 더하고 있다.
리퍼 제품은 단순히 싸다고 팔리는 것이 아니다. 각 제품은 전문 검수 과정을 거쳐 재포장되며, 문제가 있으면 부품 교체도 이뤄진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실질적 무결점’에 가까운 품질을 제공하면서 소비자 만족도도 높다.
2. 못난이 농산물, 겉모습보다 속 알차면 된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은 식품에서도 이어진다. 바로 못난이 농산물이다. 일정한 모양이나 크기를 갖추지 못해 ‘상품성 없음’으로 분류되어 폐기되던 이 과일과 채소들이, 요즘엔 오히려 가성비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모양이 삐뚤거나 크기가 작다고 해서 맛이나 영양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럽고 덜 가공된 이미지 때문에 친환경 소비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가격은 일반 농산물 대비 약 30% 저렴한 경우가 많아, 1인 가구나 알뜰 소비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들도 못난이 농산물 코너를 별도로 운영하거나, 구독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통해 생산자는 폐기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어 '윈윈 전략'이 성립된다.
3. 심리적 전환: '완벽'보다 '실용'
과거에는 리퍼 제품이나 못난이 농산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며, 실용적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겉보기에는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내용이 충실하다면 충분히 가치 있다는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심리학적으로도 이는 ‘인지적 절충 전략’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소비자는 주어진 예산 내에서 가장 높은 만족을 추구하며, 이 과정에서 ‘외형’보다 ‘기능’, ‘브랜드’보다 ‘가성비’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4. 시장의 반응과 전망
2017년 100여 곳에 불과했던 리퍼 전문 매장은 2024년 기준 400여 곳으로 급증했다. 이 수치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소비 패턴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못난이 농산물 역시 유통업계 전반에서 확대 중이며, 관련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필환경 소비’와 ‘합리적 소비’가 결합된 가치 소비 문화가 정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한, 리퍼 및 비정형 상품의 매력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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