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본 여행 붐, 왜 시들해졌을까?

Project2050 2025. 4. 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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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년 사이, 일본은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여행지였다.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가까운 거리와 익숙한 음식, 대중문화 콘텐츠는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2024년 들어 몇 가지 요인이 겹치며 이러한 흐름에 급격한 제동이 걸렸다.

 

일본 여행이 시들해진 이유

 

첫째, 물가 상승과 엔고 현상이다. 2024년 후반부터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한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싸고 알뜰한 일본’이라는 이미지를 상당 부분 상쇄시켰다. 특히 도쿄,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의 숙박비는 서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까지 도달했다.

둘째, 환율 리스크다. 2023년까지 이어진 엔저 기조는 일본 여행을 유리하게 만들었지만, 2024년 말부터 엔화 강세로 전환되며 여행 비용이 부담스러워졌다. 반면 위안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비용 측면에서 일본보다 매력적으로 평가받는 중이다.

셋째, 한일관계에 대한 정서적 피로감도 무시할 수 없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 자민당 내 극우 정서 확산 등은 여전히 일부 한국 여행객에게 정서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여행, 다시 뜨는 이유는?

그렇다면 중국 여행은 왜 다시 주목받고 있을까? 가장 큰 요인은 거리, 물가, 문화적 경험의 폭이다.

첫째, 노선 확장과 항공권 가격 안정화다. 팬데믹 이전보다 확연히 늘어난 직항 노선 덕분에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공항에서도 북경, 상하이, 칭다오, 시안, 충칭 등 다양한 도시로 연결된다. 일본 항공권 대비 평균 15~20% 저렴한 경우가 많다.

둘째, 저렴한 여행 경비다. 위안화가 강달러 기조에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 내 숙박 및 식음료 물가는 한국 대비 60~80% 수준으로 저렴하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중국 현지의 ‘차이니즈 네오레트로’ 감성과 향수, 저렴한 쇼핑의 조합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셋째, 문화 콘텐츠와 도시 다양성이다. 북경의 황궁, 상하이의 푸동 신도시, 시안의 진시황릉 등 ‘역사+미래’가 공존하는 콘텐츠는 일본과 또 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특히 SNS를 통한 실시간 공유 문화는 중국 여행의 다채로움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Z세대가 이끄는 중국 여행 트렌드

최근 중국 여행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는 MZ세대 중에서도 특히 Z세대다. 이들은 단체관광보다 개별자유여행(Free Independent Travel)을 선호하며, 기존 중국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감성을 찾는 데 적극적이다.

  • 도시 여행지: 상하이, 베이징, 청두, 충칭
  • 이색 지역 여행: 시짱 자치구, 실크로드 루트(우루무치, 둔황)
  • 트렌디 키워드: 한푸 체험, 중국 전통차 문화, 디지털 결제 체험, 타오바오 쇼핑 투어 등

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여행을 일종의 콘텐츠 생산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티엔안먼 광장에서의 브이로그, 로컬 음식 리뷰, 실시간 다이어리 등을 통해 중국 여행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향후 전망: 일본을 넘어설까?

중국 여행 수요의 지속 여부는 정치·외교적 요소, 중국 내 치안 안정성, 항공 인프라 확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 흐름만 본다면, 일본의 인기 하락과 동시에 중국의 부상은 분명한 추세다.

실제로 2025년 3월 기준, 한국 내 주요 여행사들의 패키지 예약률에서 중국은 일본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특히 충칭, 칭다오, 상하이, 시안 등은 2030세대 예약률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뉴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의 한중 인적교류 활성화 정책이나 중국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비자 간소화 조치 등이 이어진다면, 중국 여행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일본은 엔고와 물가 상승을 해소하지 못하면 다시 주도권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일본 여행의 인기 하락은 단순한 유행의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 자리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인 트렌드를 넘어서 중장기적인 여행 시장의 재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여행업계뿐만 아니라, 한중 문화교류, 소비 산업 전반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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