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소란이 잠잠해진 사이, 조용히 오른 지수 하나
7월 코스피가 다시 방향을 잡아가는 동안, 시장 한쪽에서는 별도로 계산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이 지수는 2024년 9월 말 992포인트에서 출발해 최근 4276포인트대까지 올랐는데,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3배 넘게 뛴 셈입니다. 상승 방향성이 뚜렷하게 이어졌습니다.
밸류업이 대체 뭐길래
"밸류업(Value-up)"은 쉽게 말해 정부와 거래소가 상장기업들에게 "주주에게 더 잘하라"고 등 떠미는 캠페인입니다. 회사가 벌어들인 돈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싸게 거래되는 걸 "저PBR"이라고 하는데(PBR은 주가를 회사의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1보다 낮으면 "회사를 통째로 청산해도 지금 주가보다 더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 증시에는 유독 이런 회사가 많았습니다. 이걸 흔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부릅니다.
고배당 분리과세, 기업들을 움직이다
올해부터는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의 배당소득에 낮은 세율(14~30%)을 적용해주는 대신, 이 혜택을 받으려는 기업은 의무적으로 밸류업 공시를 해야 하는 제도가 생겼습니다. 이 때문에 6월 한 달에만 12개사가 새로 밸류업 공시에 동참했고, 누적으로는 코스피 347개사, 코스닥 394개사 등 총 741개사가 참여 중입니다.
은행·지주사가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이유
시장에서 저PBR의 대명사로 꼽혀온 곳은 은행과 지주회사들입니다. 이자 장사로 꾸준히 돈을 벌면서도 주가는 순자산 대비 한참 낮게 거래돼온 탓에, 배당 확대 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SK, 삼성물산, 한화, LS, LG, CJ, 롯데지주 같은 지주사들도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편 기대가 겹치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밸류업 관련 ETF 13종의 순자산도 6월 말 기준 4조2000억원까지 불어났습니다.
향후 전망
밸류업은 하루아침에 끝날 이벤트가 아니라, 여러 해에 걸쳐 기업 문화 자체를 바꾸려는 정책입니다. 배당을 더 준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주주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 자체가 투자자들에게는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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