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 조정기 혹은 하락기를 맞으면 청약 시장도 흥행에 성공하기 어려워진다. 외곽이나 분양금이 다소 높게 책정되었다고 평가받는 곳부터 미분양 분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악성 미분양 분도 늘어나게 된다.
미분양이 적체될 경우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시공사들은 여러 가지 고육지책을 쓰게 된다. 대표적으로 고액의 경품을 걸거나,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을 주는 것들이 있다. 청약 시 이러한 조건이 있다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호라 볼 수 있다.
최근 미분양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미분양 특성이라 볼 수 있는 경품이나 중도금 무이자를 주는 곳이 있는지 살펴보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이 3만1284가구에 달해, 6월달에 비해 12.1%(3374가구)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2021년말 1509가구에서 4528가구로 약 7개월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심각한 미분양 적체수준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향후 청약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미분양 분을 해결하기 위해 시공사들은 다양한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일단 미분양을 밀어내기 위해 벤츠 자동차나 샤넬 백 등 고액의 경품을 거는 곳들이 늘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의 인덕원자이SK 뷰는 벤츠 A220을 경품으로 걸었다. 청약 신정차 중 이벤트를 응모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해서 1명에게 벤츠 자동차를 주는 것이다.
인덕원자이SK 뷰는 평촌역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병원과 학교 등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하지만 부동산 하락기를 맞아 외곽 지역부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청약에 불리할 수 있다.
이 와에도 하남시에 들어설 오피스텔 미사아넬로스위첸도 계약자 중 추첨을 통해 BMW 미니를 경품으로 준다. 대우건설도 화성시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동탄푸르지오시티워스 분양 시 벤츠 차량을 경품으로 걸고 있다.
경북 칠공에 들어서는 칠곡왜관원드메르디앙웰리지 청약에는 루이비통 가방이 경품으로 걸렸으며, 더로제아델리움해양공원에는 샤넬 백이 경품으로 내걸려있다.
시공사들의 입장에서는 미분양으로 남기는 것보다는 경품을 걸어 물량을 털어내는 것이 이득이라고 본 것이다. 더구나 부동산 하락기를 맞아 장기간 미분양 분이 남게 되면 그 비용이 더 커질 위험이 다분하다.
그 외에도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주는 곳도 있다. 일반적으로 청약 당첨자는 계약금으로 10-20%, 중도금 60%, 잔금 20-30%를 내게 된다. 이 중 중도금은 금액이 가장 크며 긴 기간에 걸쳐 내야 하는 것이라 청약자에게 금전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부 시공사에서는 중도금 대출 이자를 시행사나 건설사가 대신 납부하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8월에 분양 완판하지 못했던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는 무순위 청약까지 진행했지만 87가구 중 13가구만이 청약을 했다. 나머지 74가구가 미분양분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하이센트는 미분양을 조속히 털어내기 위해 중도금 50%를 무이자로 제공하기로 했으며, 계약금을 정액제로 하기로 했다.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에 건설될 라펜트힐도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다. 이곳은 2021년 12월 71가구를 일반 분양으로 청약자를 모집했는데, 결국 미분양이 났으며 올해만 8번의 미순위 청약을 실행했다. 하지만 8월 19일 최신 청약에서도 2가구 중 1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아직도 미분양 아파트로 남았다. 라펜트힐도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주었지만 예전만큼 청약 인기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청약 시장의 흐름을 짚어보는 것은 "거기는 샤넬을 준대, 중도금도 무이자라며?"라는 이야기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직도 일각에서는 부동산 하락기라 보기 어렵다, 미분양은 극히 일부의 이야기다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상황들과 국제 경제적 흐름에서 본다면 비단 부동산뿐만 아니라 경제 상황도 하락기, 혹은 불경기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보다 똑똑한 재테크를 하기 위해서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보다 집중적으로 공부를 해두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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