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매매 가격이 상승을 멈추었다, 하락했다 등등 갑자기 호들갑 떠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정말 빠졌을까?
언론은 야단스럽고, 이 기사는 빠졌다고 난리고, 또 다른 기사는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고 설레발이다. 혼란스러운 데이터 분석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냥 우리가 데이터를 직접 찾아 보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된다. 이 글은 그 데이터를 직접 찾아본 것을 기록 겸, 남겨보기 위한 것이다.
아래 그림은 주간 서울 매매 가격 변동을 본 것이다. 2022년 초반 최고점을 찍고 급격한 하락선을 그린 매매가는 최근 다시 가격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아직 회복 후 하락한 모습은 그래프에 나타지 않고 있다. 왜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아직 하락 기조로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은 주간 매매 가격 추이를 보여준다. 서울은 11/6일에 비해 11/13, 11/20일까지도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이미 하락 추세로 돌아섰다고 이야기한 것을 생각하면 좀 어리둥절하다. 서울 매매 가격 추이가 0.1이라도 하락한 증거가 있어서 하락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서울 매매 가격은 계속 보합 수준인데, 도대체 무엇을 보고 하락이라고 하는 걸까? 압구정 현대 아파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같은 최고가 아파트 가격이 이전 가격에 비해 빠진 것을 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그 외에 가격이 상승한 곳도 많은데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가격이 하락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어불성설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데이터로 승부하는 우리는 매매 가격 지수를 살펴보도록 하자.
서울은 11월 초나, 11/20일까지 가격이 보합이다. 강북권과 강남권도 모두 보합 수준이다. 가격이 급락했다가 다시 회복하면서 다들 눈치를 보고 있는 건 맞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 하락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다들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만 보는 듯하다.
지난 주에 하락한 곳은 동대문구, 중랑구, 강북구, 노원구, 관악구로 -0.2가 하락한 관악구를 제외하면 모두 -0.1씩 가격이 빠졌다. 11/20일 주도 마찬가지다. 하락한 곳은 중랑구, 성북구, 도봉구, 은평구, 금천구, 관악구, 송파구로 모두 -0.1씩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 주에 매매 가격이 상승한 곳도 있다. 용산구, 서대문구, 송파구는 모두 +0.1씩 올랐다. 11/20일 주에도 성동구, 강남구는 모두 +0.1씩 가격이 올랐다.
지난 2주 간 가격 변동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소위 상급지는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는 반면, 중급지나 하급지는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별 가격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니 앞으로 돈을 열심히 모아 계단 올라가듯 하나씩 상급지로 올라가는 것이 기껏 벌어놓은 돈을 잃지 않는 재테크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월간 매매가격 지수 변동은 어떨까?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니 1달 전, 2달 전 가격에 비해서는 조금 오르지 않았을까? 그렇다. 월별로 보면 가격이 좀 올랐다.
서울의 경우 9월에 비해 10월은 +0.18, 11월은 0.02 올랐다. 10월에 큰 폭으로 올랐다가, 11월에는 상승폭이 좀 좁혀진 것이다.
권역별 매매 가격 차이를 보면 앞서 이야기했던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월 대비 10월과 11월 가격을 보면 강북권은 각각 0.07, -0.05로 상승했다가 하락 반전되었다. 강남권은 같은 기간 동안 0.33 올랐다가, 11월에는 다시 0.12 상승했다. 즉 상승 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10월달의 상승폭을 비교해도 강남권 매매 가격 지수가 강북권에 비해 무려 4.5배 가까이 많이 올랐고, 11월에는 그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강남 아파트 만만세인 세상이다.
구별로 보면 그 차이가 더욱 명확해진다. 9월 대비 10월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구별로 상승폭에 차이가 있다. 소위 중하급지는 소폭 상승에 그친 반면, 상급지 구들에서는 그 상승폭이 더 컸다. 예를 들어 종로구(0.15), 중구(0.1), 광진구(0.27), 동대문구(0.15), 성북구(0.18), 서대문구(0.23), 강서구(0.17), 구로구(0.05), 영등포구(0.3), 동작구(0.12)에 비해 용산구(0.4), 성동구(0.33), 마포구(0.18), 양천구(0.58), 서초구(0.2), 강남구(0.4), 송파구(0.63), 강동구(0.32) 등의 상승폭이 전반적으로 더 컸다.
9월 대비 11월 가격도 마찬가지다. 서울 평균이 0.02 상승했으며, 강북권은 -0.05 하락했고, 강남권은 0.12 상승했다.
대부분이 가격이 오른 가운데, 동대문구는 -0.1, 중랑구는 -0.45, 강북구는 -0.03, 도봉구는 -0.23, 노원구는 -0.28, 은평구는 -0.25, 금천구는 -0.1, 관악구는 -0.6 하락했다. 반면 강남구는 0.25, 송파구는 0.22, 서초구는 보합 정도로 상급지는 대부분 가격이 오르거나 보합 정도의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 가격은 어떨까?
언론에서는 매매 가격은 좀 떨어졌지만 전세 가격은 계속 오른다던데... 그러나 데이터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서울은 11/6일 대비, 전세 가격이 11/13일에 0.1올랐지만 11/20일에는 보합 수준으로 내려왔다. 강북권과 강남권은 보합과 0.1 정도 수준으로 매매 가격에 비해 더 많이 올랐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구별로 보면 전세 가격은 대부분 소폭 상승했다. 종로구 0.3, 용산구 0.1, 광진구 0.1, 성북구 0.1, 서대문구 0.1, 마포구 0.1, 양천구 0.2, 강서구 0.2, 금천구 0.1, 영등포구 0.2, 동작구 0.2, 강남구 0.1, 송파구 0.1 등으로 올랐고, 서초구 등 나머지 구들은 모두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모두 하락 반전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매매 가격은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전세는 여전히 소폭 상승 중이다. 그러니 언론에서 매매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고, 전세는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집값은 내년 총선까지 있을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미국과 우리나라 한은의 금리 정책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개 미국 경기가 꺾이기 시작하면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간 금리 인상을 하지 않아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큰 폭으로 벌어져 있기 때문에, 향후 미국에서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따라 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내년이나 후년에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고, 그 사이 전세 가격이 조금 더 올라 갭 차이가 작아진다면 향후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 번 상승장 때에 부동산 재테크 기회를 놓쳤다면 이번에는 놓치지 않도록 시장의 향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 재테크의 좋은 기회를 잘 포착해 다시 한번 자산을 불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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